대안적 지능발달이론

최근 들어 심리측정적 접근에서의 지능발달이론에 대해서 비난이 있습니다. 지능검사의 타당성이 있는지에 대한 비판입니다.
첫째, 기존의 지능검사는 한정된 학업적 지능을 진단하는 데에 끝나기 때문에 어린아이의 학교학습능력을 예상하는 지표는 되지만 성인이 실제 사회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다 포괄적인 지적 능력의 발달 수준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이러한 지적 위에서 최근에 비학업적 지능, 실용적 지능 또는 사회적 지능을 포괄하는 대안적 지능이론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둘째, 기존의 지능검사는 이미 학습하거나 경험한 지적 수행 수준을 진단함으로써 아동이 발휘해 낼 수 있는 지적 잠재력은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지능지수는 학업성취도 검사점수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 지능의 삼원이론
어린아이의 지능이 분석적 능력, 경험적 능력 및 맥락적 능력으로 구성된다는 지능의 삼원이론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분석적 능력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이를 논리적인 과제해결에 적용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와 학생의 관계는 식당과 길의 관계와 같다는 유추문제에서 빈 곳에 들어갈 낱말을 고르기 위해 작용하는 능력이 분석적 능력입니다. 분석적 기능은 먼저 문장 속에 들어 있는 어휘들을 부호화하고, 학교와 학생 간의 관계를 추론하며, 이를 체계적인 형태로 관계화하고, 이 관계체계를 적용하는 인지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종래의 학교 과제해결과 관련되는 인지과정은 주로 분석적 능력에 의존하므로 분석적 능력이 뛰어난 어린아이는 기존의 지능검사나 성취도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습니다. 분석적 능력의 중요성을 지능의 성분이론으로 체계화하였습니다.
둘째, 경험적 능력은 주로 통찰력을 의미합니다. 통찰력은 선택적 부호화, 선택적 결합 및 선택적 비교능력으로 구성됩니다. 선택적 부호화는 사고나 문제해결과정에서 중요하고 적절한 정보에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입니다. 수평저울 문제를 푸는 어린아이가 추의 무게만 고려하고 중심으로부터 거리를 고려하지 않으면 정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실업가가 사업을 실패하게 할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요인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 사업계획은 실패합 수 있습니다. 이는 선택적 부호화가 흔히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지적 판단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반대로 박테리아 배양실험을 망친 곰팡이에 주의를 기울여 페니실린을 발명한 사건은 뛰어난 선택적 부호화의 중요성을 보여준 유명한 실례입니다.
선택적 결합은 최초에 서로 관련 없는 요소들을 연관시켜 다소 다르거나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는 능력입니다.
선택적 비교는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보고 이로부터 새로운 것을 유추해 낼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색종이를 접어 액자에 넣어 장식하거나 장신구를 만드는 종이공예는 단순한 색종이를 새로운 각도에서 봄으로써 특이한 예술로 발전시킨 선택적 비교의 한 예입니다. 꿈에 뱀이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벤젠의 분자구조를 해결해 냈다는 일화는 선택적 비교능력이 과학적 사고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지능이론에서 경험적 능력은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새로운 이론을 개발해 내는 통찰력 있는 학자, 창의적인 과학자나 예술가, 전문적 경영인 등 많은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은 경험적 능력이 우수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맥락적 능력은 현실상황에의 적응력을 강조합니다. 맥락적 능력은 전통적인 지능검사에서 얻은 IQ나 학업성적과는 무관한 능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능력은 정규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능력이 아니라 일상의 경험에 의해 획득되고 발달하는 능력입니다. 맥락적 능력은 최근에 실용적 지능의 개념으로 지능발달 분야에서 크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적 지능은 일상의 문제해결능력, 실제적인 적응능력 및 사회적 유능성을 포괄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능검사는 사고의 속도와 수행의 정확성만 강조함으로써 실제 삶에서 필요한 지능의 주요 측면들을 진단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합니다. 지능의 여러 측면을 포괄적으로 진단하는 데 목표를 둔 다차원 능력검사가 제작 중에 있습니다.

(2) 다면적 지능이론
지능이 높은 어린아이는 모든 영역에서 우수하다는 기존의 획일주의적인 지능관을 비판하고, 인간의 지적 능력이 서로 독립적이며 다른 여러 유형의 능력으로 구성된다는 다면적 지능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종래의 지능론들은 언어적 지능과 논리수학적 지능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학교나 가정에서 그 외의 지능이 우수한 어린아이들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하거나 개발해주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일상의 많은 전문적 직업들, 예를 들어 교육자, 의사, 정치가, 건축가, 사업가, 행정가, 예술인, 종교인 등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분석해 보면, 이들 직업에서의 성공이 언어적 지능과 논리수학적 능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육자에게는 개인 간 지능이, 외과의사나 건축자에게는 공간적 지능이, 작가에게는 개인 내 지능이, 운동가에게는 신체운동적 지능이 꼭 필요합니다.
사회의 각 전문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지능을 분석하여 이들이 언어적 또는 논리수학적 지능이 아니라 그 직업이 요구하는 특정 지능을 우수하게 갖추고 있다는 경험적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인지과학 및 신경과학의 이론, 뇌손상 환자들에 대한 임상적 자료, 천재, 자폐아 등 특수집단의 지적 능력에 관한 자료들에 근거하여 일곱 개의 지능을 모두 우수하게 갖추고 있는 전능한 사람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마찬가지로 정신지체아라도 이들 지능 모두가 박약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아동의 지적 능력 발달을 이해하고 지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일찍부터 각각의 어린아이가 지니고 있는 특수한 능력을 바르게 진단하고 교육을 통해 이를 성장시키게 하는 일입니다. 

(3) 근접발달영역
어린아이의 지적 능력을 근접발달영역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근접발달영역은 지능검사점수나 학업성취도 등 어린아이가 현재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제적 발달 수준과 자신보다 인지적으로 유능한 성인이나 또래의 영향을 받아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잠재적 발달 수준 간의 격차를 의미합니다.
현재 동일한 지적 발달 수준에 있는 두 아동도 성인의 도움을 받아 개발될 수 있는 능력의 크기인 근접발달영역이 다르다면 이 두 아동의 지능은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지적 발달은 문화적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지식은 한 공동체로서의 사회집단의 긴 역사를 통해 누적된 문화적 형배로 존재하고 있으며, 아동은 성인의 도움을 받아 문화적 산물로서의 지식을 내면화함으로써 개인적인 인지발달이 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동의 지적 발달은 내면화를 기능하게 하는 성인과 아동의 상호참여활동을 통해 축진 되는 것입니다. 근접발달영역은 바로 이러한 상호참여활동에 의해 진단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근접발달영역의 개념에 근거하여 아동의 지능을 진단하려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대체로 검사-훈련-재검사의 절차를 따르고 있습니다. 먼저 기존의 지능검사와 유사한 검사를 통해 아동의 실제 지능 수준을 진단한 후 일련의 과제를 주고 검사자가 그 과제해결에 필요한 도움을 줍니다. 훈련이 끝난 후 유사한 과제를 주어 재검사하여 성인의 도움으로 학습한 능력이 전이되는 정도를 진단합니다. 전이되는 정도에 의해 진단됩니다. 
다른 연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들은 같은 영어 알파벳을 순서에 따라 나열하는 계열과제를 제시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초의 수행 수준을 진단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어린아이가 이 과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실험자가 계속적으로 도움을 주는 훈련절차를 거치고, 그 효과를 측정하여 학습속도를 검사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쉬운 전이과제와 어려운 전이과제를 주어 훈련효과가 전이된 정도를 확인하였습니다. 분석해 본 결과 지능이 낮으면서 학습속도와 전이 정도가 낮은 집단(약 28%), 지능이 높으면서 학습속도와 전이 정도가 높은 집단(약
23%), 지능과 학습속도 및 전이 정도가 일치하지 않는 집단(약 48%)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지능검사를 통해서는 지능과 학습속도 및 전이 정도가 일치하는 약 50% 아동의 지능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나, 지능은 낮으나 학습속도와 전이 정도가 높거나 지능은 높지만 학습속도가 낮은 나머지 50% 아동의 지적 능력은 기존의 지능검사가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이론을 토대로 우리나라 어린아이와 부모 또는 교사와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연구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세 살에서 다섯 살 사이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어머니와 어린아이 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어머니들도 유아의 연령에 따라 상호작용방략을 적절히 변화시켜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머니의 상호작용방략이 효율적일수록 유아의 독자적인 자기 조절적 과제해결능력이 높았습니다. 교사와 유아 간의 상호작용을 이 이론에 따라 분석한 결과 교사가 유아의 과제해결을 중재하고 방법이 구체적일수록 유아의 과제에 대한 성공적인 참여율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교사는 유아 간의 상호작용이 진행됨에 따라 보다 효율적으로 유아의 수준에  맞추어 중재해 나가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