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발달은 아기가 태어난 직후부터 시작되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초기 애착형성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어린아이가 다른 대상에 비해 인간을 비롯해 사회적 대상을 선호하면서 특정 대상을 구별하지 않고 모든 대상에게 애착을 보이는 단계입니다. 대체로 출생 후 2주간이 이 단계에 속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어린아이가 엄마와 타인을 구분하면서 시작되며, 본격적인 애착이 형성되는 6~8개월까지 지속됩니다. 어린아이는 냄새, 음성, 안는 방법, 얼굴 모습 등 여러 감각 및 지각적 단서들을 조합해서 엄마를 알게 됩니다. 이 기간에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어린아이의 독특한 부분을 인지하고, 아이에게 맞도록 보살피는 방식을 조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상호적 애착의 기초가 되지만, 애착대상과 떨어지는 데 대한 저항은 보이지 않습니다. 애작형성의 마지막 과정인 세 번째 단계에서, 어린아이는 비로소 특정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며, 애착대상과 떨어질 때에는 격리불안을 나타냅니다. 애착대상 외의 다른 사람에 대한 낯가림도 이 기간 동안에 서서히 나타납니다. 격리불안은 어린아이가 애착대상인 엄마에게서 떨어질 때 나타나는 불안반응으로서, 엄마로부터 멀어지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더욱 강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서구의 경우 격리불안은 6개월에서 8개월경에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10~12개월에 절정에 다다르다가, 2세경에 사라집니다. 우리나라 어린아이의 경우 격리불안이 시작되는 시기와 절정기는 각각 7개 월과 12개월로 서구와 일치하나, 사라지는 시기는 4세로 격리불안이 서구에 비해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낯가림은 어린아이가 자신에게 친숙한 애착대상에 대해 형성해 놓은 도식과 어긋나는 대상에 대해 나타내는 불안 그리고 공포 반응입니다. 낯가림은 대체로 6개월경에 시작돼서 2세까지 계속됩니다. 우리나라 5개월 된 어린아이의 35%, 6개월 된 어린아이의 63%, 7개월 된 어린아이의 69프로가 낯가림을 하고, 8개월부터 모든 어린아이가 낯가림을 합니다. 우리나라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아기를 데리고 외출을 자주 나가면 낯가림이 적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반복된 경험으로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이나 공포가 감소될 수도 있음을 나타냅니다.
애착유형
엄마가 아이에게 주는 자극의 양, 반응의 민감성과 안정성 등 엄마와 아이 간의 상호작용 양상에 따라 상이한 애착유형이 나타나게 됩니다. 세 가지 종류의 애착유형은 어린아이의 애착발달에 대해서 아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1년이 넘는 54주까지 매 3주마다 한 번에 네 시간씩 실험실에서 아이와 어머니가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검사하였습니다. 관찰이 끝난 직후부터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가 사라지거나 처음 보는 사람이 다가오거나 할 때의 어린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애착유형을 식별해 냈습니다. 안정애착유형의 어린아이는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가 있는 동안에는 가끔 어머니에게 가까이 가서 몸을 대보며, 엄마가 사라졌다가 들어오면 열렬하게 반깁니다. 어머니만 있으면 두려워하지 않고 낯선 상황을 보며, 낯선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거나 가지고 놉니다. 친숙한 상황에서는 어머니가 잠깐 없어져도 크게 격리불안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 유형에 속하는 어린아이의 어머니는 아기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기 스스로 노는 것을 충분히 허용해 줍니다. 이러한 아기를 B유형(type B)이라 부르는데, 미국의 경우 약 60~65%의 아기가 이 유형에 속한다. 다른 두 유형은 불안정하게 애착된 유형입니다. 먼저 A유형에 해당하는 불안정 회피애착 유형의 어린아이는 어머니가 떠나도 크게 동요를 보이지 않고, 어머니가 들어와도 다가가지 않고 없는 듯이 행동합니다. 이 유형의 이머니는 아기의 요구에 무감각하며, 아기와의 신체적인 접촉이 적고, 화가 나 있거나 초조하며, 거부하듯이 아기를 다룹니다. 전체 영아의 약 20%가 이 유형에 속합니다. 마지막으로, 불안정 저항애착인 C유형은 보통 어머니의 접촉시도에 저항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어머니가 있어도 잘 울고 보채지만, 이머니가 떠나면 극심한 불안을 보입니다. 어머니가 돌아오면 화를 내지만, 불안정 회피유형과는 달리 엄마 곁에 머물러 있으려고 합니다. 어머니와의 접촉에 관심이 없거나 또는 다가가서 안겼다가는 금방 밀어내버리는 양극적 반응을 보입니다. 이 유형의 엄마는 아기의 요구에 무감각하고 아기를 다루는 방식이 편하지 않지만, 화가 나 있거나 아기를 거부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전체 영아의 약 10~15%가 이 유형에 속합니다. 보다 최근에 애착형성이 불안정하면서도 회피와 저항의 어느 쪽에도 속하기 어려운 영아를 불안정 혼돈애착인 D유형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유형의 아기는 회피와 저항이 복합된 반응을 보입니다.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가 돌아오면 처음에는 다가가서 안겼다가는 이내 화난 듯이 밀어버리거나 엄마에게서 떠나는 양극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어머니와의 접촉에 대한 욕구는 강하지만 어머니로부터 무시당하거나 구받받은 경험이 있어 그에 따른 공포가 공존하기 매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 1세쯤 각 애착유형의 아이들이 갖는 낯선 상황에서의 전형적인 반응형태는 만 6세에 종단적으로 관찰한 연구에서도 동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낯선 상황에서 우리나라 어린아이의 애착유형을 분석한 연구를 보며, 서구 어린아이와 유사한 비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